그림에, 마음을 놓다 -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정말 괜찮나요?
감정을 표현하지 목하고 삭이면 병이 됩니다. 반드시 언어로 표현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림이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건은 빨간 사과이다'라고 말하면 그 순간 사과는 빨간색으로 정의되고, 그 외의 모든 가능성들은 사라집니다. 머릿속에서 이미지화되지 전까지는 말이죠. 하지만 그림으로만 그려진 빨간 사과는 여러가지 가능성들을 동시에 불러일으킵니다. 그리운 고향의 사과나무를 눈앞에 가져다 줄 수도 있고, 빨갛게 달아오른 열정을 떠오르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저자는 감정의 치유의 방법으로 그림을 이용한다. 말로는 정형화 되지 못하는 감정을 그림을 통해 느끼고 그 감정이 잘 소화될 수 있도록 돕니다. 글이 아니라 그림으로서 이야기 하기에 글보다 훨씬 유연한 통로들을 열어놓고 이야기 한다.
*사랑
<르네 마그리트 [ 인간의 조건 ] ,1933>
사림은 자기 자신을 더 잘 보기 위해서 타인의 눈을 필요로 하고, 나 자신의 욕망을 더 잘 느끼기 위해서 타인의 촉감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감정이란 막고 통제하려고 하면 굴레가 되지만, 느끼고 만끽하려고 하면 자신을 더 잘 알게 하는 마술의 틀이 되는 것이다.
*배신에 대처하는 자세
진정한 망각이란 이어진 모든 연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자신의 일부가 되어버린 상대방에 대한 습관들, 어이없게 움트는 그리움까지도 잘라낸다. '아직 더 보여줄 것이 있는데, 할 말도 남아 있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미련을 두면 점점 더 억울해지고 좌절에 빠질 뿐이다.
- 이렇게 저자는 그림을 통해 감정에 동감하고 조언을 건넨다. 배신에 대처하는 자세가 완전한 망각인 것처럼 남아서 계속 괴롭히지 않도록 완전한 배설을 유도한다. 사랑에 있어 현실의 충실함을 이야기한다.
<에두아르 마네 [ 라튀유 씨의 레스토랑에서], 1879>
우리는 상대방이 자신을 '제대로' 비추지 못한다고 느낄 때 상처를 받는다. 나만큼 나에게 집중해주지 않기 때문에 섭섭하고, 나보다 나를 하찮게 취급하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다. 인간은 평생 타인을 사랑은커녕,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나에게만 빠져 살다 죽을 운명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상대방의 눈에서 나를 찾으려고 하듯, 상대방도 나의 눈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 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끄덕임이 바로 진정한 사랑의 시작일 것이다.
개는 후회하지 않는다.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소통할 줄 아는 현명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랑은 준 것 만큼 되돌려 받지 않더라고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인간이 미처 깨닫지 못한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동물이기도 하다. 다른 것은 몰라도 사랑만큼은 개처럼 해야 한다. 사랑하자. 개처럼 솔직하고 단순하게.
*관계
상대방을 지배하려고 드는 사람은 인간관계에 서툰 부류에 속한다. 이런 사람은 아주 이기적인 집을 마음속에 지어놓고 그 집 안에 사랑하는 사람을 가두려 한다. 정작 스스로는 틀을 지어놓은 규칙들이 깨어질까 두려워 하면서, 상대방의 많은 것을 희생시켜 자신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포함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윌터 랭글리 , [저녁이 가면 아침이 오지만, 가슴은 무너지는 구나] ,1894>
하루종일 주워 담을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말들을 내뱉고 또 듣지만, 그 말들이 허공을 빙빙 맴돌 때가 많다. 사람들끼리 말을 하면서도 마음은 내주지 않기 때문에 자꾸만 사는 게 등이 시린 것처럼 아프다고들 한다. 그런데 그 이유가 혹시 내가 편견이나 원칙을 사람보다 앞에 두고, 의심과 이기심으로 소통을 방해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 저자는 관계에 있어 후회없이 당신을 전하라 라고 하고 있지만 중심을 잡고 나아가는건 쉽지 않다. 그러나 관계에서 손해를 보는 일이 계속된다고 하더라고 '한 사람의 인생에 주어지는 행운과 불운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말을 믿어볼 필요는 있다.
*자아
<앙리 루소 [ 잠든 집시 ] ,1892>
피곤한 집시는 잠을 자면서 회복되고 있다. 하루 종일 걸어서 아픈 다리는 밤의 생명력인 달빛이 낫게 해 줄 것이다. 야생 밀림의 위대한 수호자인 사자는 소리없이 다가와 소녀에게 자연이 가진 영험의 은총을 내려주는 듯하다.... 오르락 내리락 자그마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사는 인생도 있지만, 무지하게 진폭이 큰 단 하나의 포물선을 그리며 사는 인생도 있다. 한참을 내려간 사람은 어느 순간 바닥을 치고 나서 다시 한참을 올라갈 것이다.
자존심으로 버티는 일은 아무런 보상도 없는 고독한 싸움으로 끝날 때가 많기 때문이다...또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 어떤가. 비굴하게 만드는 세상에서 한 조각의 자존심만큼은 꼭 쥐고 살겠다는 도전 자체가 이미 커다란 의미이다.
이 책을 정리하면서 드는 생각은 사람의 감정이라 함은 아무리 좋은 조언을 들어도 본인이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점을 알고 사진을 통해 보다 쉽게 조언을 받아들일수 있도록 한다. 저자는 독자에게 보내는 마음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다.
사랑을 온전하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 , 같이 지내는 사람들과 잘 통했으면 하는 마음 , 잃어버린 나 자신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조금은 행복해지실 기원하면서 말입니다.
그림이 내미는 손길에 이제 당신의 마음을 놓아도 괜찮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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