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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녁을 걷다가
시인 서정홍
시집 <밥 한숟가락에 기대어>
잘생긴
늙은 호박 하나 따는 일
쉬운 게 아니더라
심을 자리 밑거름 넉넉해야 하고
튼튼한 씨앗이 있어야 하고
새싹이 자라 덩굴 감고 올라가면
절대 손대선 안되고
애호박 열리면 따먹지 말아야 하고
비바밤 견딜 수 있도록
자리 잡아 주어야 하고
다른 사람 손 타지 않게
틈만 나면 눈길 주어야 하고
서리 맞히면 안되고,,,
하늘과 땅과 사람이
<바다개미 후기>
호박 하나 키우는 일도 모두가 도와야 하는 일인데 하물며 사람이 제대로 성장해서 늙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길과 땅과 하늘이 필요할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많은 역할 중에 '다른 사람 손 타지 않게 틈만 나면 눈길 주어야 하고 서리 맞히면 안되고'
사랑이 느껴집니다. 난 오늘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까요?
* 해당 시의 저작권은 시인에게 있습니다.
*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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